“전하께서 노여움을 풀진 않으셨다.”

서 상궁은 못마땅한 듯 툴툴댔다.

“그렇지만 네게 중한 임무가 내려졌다.”

“뭔데요?”

“너, 궁궐로 돌아오게 되었다.”

순간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대전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다.”

서 상궁은 얼이 빠진 덕임을 개의치 않고 빠르게 설명했다.

“어제 삼간택을 마쳤다. 간택된 규수께서 당장 내일 가례를 치르신다. 새 후궁을 모실 궁인들을 선발하긴 했는데 자전께서 영 마뜩잖아 하신다. 지엄한 무품빈을 모실 궁녀는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노심초사하셔. 네가 적격이라 하시더라. 배우기도 많이 배운 재원을 공연히 궐밖에서 놀리느니 불러들이자고 전하께 주청하셨어.”

“그 말씀은……?”

“이제 넌 새 후궁을 모시는 궁녀다.”

덕임은 입이 떡 벌어졌다.

옷소매 붉은 끝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