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바로 중희당重熙堂이다.”
“아, 새로 마련하신다던……?”
아들이 태어나고서 뚝딱뚝딱 시끄러운 소리가 끊이질 않았었다. 무 슨 일이냐고 물어도 왕은 나중에 보면 안다고만 했다.
“무얼 하시려고 이리 크게 지으셨사옵니까?”
절약하자고 잔소리를 일삼는 사람치고 웬일로 통이 크다.
“동궁이다.”
“동궁은 이미 있지 않사옵니까?”
“아니, 오로지 우리 아들만을 위한 새 동궁이다.”
왕이 옅게 미소 지었다.
“편전으로도 쓰고 세자궁으로도 쓸 곳이다. 아들이 글을 열심히 읽는지, 스승을 잘 따르는지 자주 들여다볼 생각이거든. 세자가 더 의젓해지면 저기다 과녁을 세우고 활쏘기도 가르치련다.”
그는 광활한 터를 가리켰다.
“……모름지기 가족은 가까워야지. 아비가 아들을 사랑하고 아들이 아비를 존경하면 화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삭이고 핥듯 용안에 언뜻 수심이 스쳤다.
옷소매 붉은 끝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