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버니께서 어영청에 아니 계신다니 무슨 말이냐?”

심부름을 다녀온 궁인은 난처해했다.

“그게, 직임에서 태거汰去 되셨다고 하옵니다.”

“파직을 당하셨다고?”

“예, 왕자 아기씨 태어나신 직후에 갑자기…….”

그 이상 알아내진 못했다며 궁인은 말끝을 흐렸다.

경희가 있어 다행이었다. 그녀는 신통방통하게도 이틀 만에 소상한 윤곽을 그려왔다.

왕자 태어난 지 칠 일째 되던 날이었다. 바로 대신들에게 끼니를 대 접했던 날 말이다. 즐거이 국과 반찬을 나누어 먹으며 왕이 심상치 않은 훈계를 했단다. 바로 외척을 경계하는 도리에 대해서였다. 척리의 폐단을 잘 아는 만큼 척결에 몰두했음을 역설하며, 앞으로도 그런 일이 없도록 하라며 엄중히 경고했더라는 것이다. 또한 그 자리에서 어 영대장에게 후궁의 오라비인 성식의 직임을 태거하라는 명을 내렸단다. 지금은 그로 하여금 궐 밖의 세력과 내통하게 둘 때가 아니라면서.

옷소매 붉은 끝동



차대를 하였다. 영의정 서명선, 호조 판서 김화진(金華鎭) 등이 소용(昭容)의 궁방에 그 달 사용할 물품을 예에 따라 올릴 것을 청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았다. 이어 유시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