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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너그럽게도 수령이 미리 알려주었단다.” 잠시 침묵하던 폐비가 운을 뗐다. “좌승지가 한양에서 오는 중인데 늦어도 신시申時 전에는 여기에 도착할 거라고.” 자미는 감을 잡았다. “그래, 임금께서 날 사사하시려는 거겠지.” 묻기도 전에 폐비는 답을 주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니….” 복잡한 시선이 허공을 맴돌았다.
배롱나무처럼 붉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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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곧 좌승지 이세좌(李世佐)에게 명하여 〈윤씨를〉 그 집에서 사사(賜死)하게 하고, 우승지 성준(成俊)에게 명하여 이 뜻을 삼대비전(三大妃殿)에 아뢰게 하였다. 이세좌가 아뢰기를, "신은 얼굴을 알지 못하니, 청컨대 내관(內官)과 함께 가고자 합니다." 하니, 조진(曺疹)에게 명하여 따라가게 하였다.
성종실록 (성종 13년 8월 16일,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강미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