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전하께서 네 속셈을 다 아셨다는 뜻이야?”

영희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서찰을 읽으셨다면……. 그럼 너는……!”

“음, 아직은 잘 모르겠어. 저녁때 전하를 뵐 거야.”

희미하게나마 미소 지어 보였지만 영희와 복연의 표정은 참담했다.

“근데 아침부터 숙위소가 발칵 뒤집혔다는 건 무슨 말이야?”

뒤늦게 덕임은 의구심을 느꼈다.

“너 모르는구나. 우린 혹시 네가 해낸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무슨 일인데?”

“오늘 아침에 도승지가 사직을 청했대.”

“사직?”

“뭐래냐, 숙창궁께서 졸하시는 변고가 일어난 건 다 자기 탓이라고, 만약 자기가 세상 밖에 나서면 하늘이 벼락을 때려죽일 거라나 이상한 소리를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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