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령이 떨어졌다! 금위대장께서 역당들이 아직 궐을 벗어나지 못 했을 거라신다. 둘씩 짝을 지어 일대를 샅샅이 뒤져라!”
덕임의 짝은 월혜였다. 서 상궁과 덕임보다도 늦게 나타난 월혜는 유달리 겁에 질려 있었다. 안색은 새파랗고 두 눈은 엽전처럼 크게 떴다. 횃불을 들고 걷는 중에도 움츠린 어깨를 펴지 못했다. 식은땀을 흘렸는지 등짝도 완전히 젖었다. 보노라면 덩달아 겁이 날 지경이었다.
두 사람이 수색할 장소는 보루각 쪽이었다. 시각을 알리는 자격루 가 설치된 전각으로 누국漏局이라고도 불린다. 요사이 관리가 잘 되지 않았는지 전각 일대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몹시 음산했다.
“저기, 형님은 정확히 무슨 일인지 알아요?”
적막함을 깨기 위해 덕임이 말문을 열었다.
“몰라. 난 자고 있었어.”
“형님은 오늘 차비문(差備門, 편전의 앞문)에서 번을 서는 날 아니어요?”
“어……. 어, 그러니까, 깜박 졸았다고.”
월혜는 졸도할 사람처럼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전하께선 무사하실까요?”
횃불 든 손을 앞으로 뻗으며 덕임이 속삭였다.
옷소매 붉은 끝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