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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께서 생산하신 둘째 아드님….” 한데 숙원 허씨는 그 당연한 인식을 부정했다. “세자저하의 아우 되시는 분이 계셨나이다.” “나한테 동복아우가 있었다고?” 날카로운 칼에 푹 찔린 기분이었다. 위선적인 가족의 울타리에서 무작금이 평생 소망한 진짜 피붙이였다. 비록 그가 미처 알기 전에 말라붙은 핏줄이라도 말이다. “폐비의 차남께서는 어린 나이에 졸하셨사옵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자 숙원 허씨가 대놓고 아뢰었다. “그때가 기해년 오늘이었사옵니다.” 무작금은 쉽게 셈을 헤아렸다. “기해년이라면, 내 생모께서 폐출되신 해가 아닙니까?” “맞사옵니다. 폐비께서 출궁하시고 며칠 지나지 않아 왕자께서도 졸하셨나이다.”

배롱나무처럼 붉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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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王子)가 졸(卒)하였는데, 폐비(廢妃) 윤씨(尹氏)의 소생이었다.

성종실록 (성종 10년 6월 12일,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강미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