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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하온데….” 마지막으로 신비는 하나 더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폐비께서는 사제私第에 내쳐진 뒤 어쩌다 돌아가셨다더이까?” 자희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근심에 시달리다가 파리해지셨고, 그대로 끝내 졸하셨다더구나.” 아까보다 훨씬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가 덧붙였다. “명나라 황제가 혹 폐비에 관해 묻거든, 그리 대답하라고 주상전하께서 말씀하셨다더라. 하니 그렇게 알면 된다.” 끝으로 갈수록 점점 낮아지는 목소리와 함께 자희는 돌아섰다. 더는 묻지 말라는 뜻이었다. 차마 신비는 완고한 그 등을 따를 엄두가 안 났다.
배롱나무처럼 붉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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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 부원군(上黨府院君) 한명회(韓明澮)가 와서 아뢰기를, "중국 조정에서 만약 폐비(廢妃) 윤씨(尹氏)의 일을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폐하여 사제(私第)에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 가하다. 만약 끝까지 묻거든 근심에 시달리고 파리해져서 죽었다고 대답하는 것이 가하다." 하였다.
성종실록 (성종 14년 1월 8일,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강미강